브랜드가 자연과 생태계를 이루는 대안과 공식
"good brand is good ecosystem"
01 _ Brand is Evil
02 _ 기업의 의무과 가치 : 돈만세는 돼지들
03 _ 영혼이 없는 브랜드의 탄생
04 _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상상하자
05 _ 시장의 거울은 자연
‘기업은 돈만 벌면 된다.’ 이 표현이 너무 노골적이라 거부감이 생겼다면, 기업에서 사용하는 순화용어를 사용해서 ‘목표 매출 달성’이라고 세련되게 말할 수 있다. 기업이 이익과 이윤(돈)을 추구하는(밝히는) 이유는 기업의 탄생이 바로 자본주의(資本主義)라는 자궁에서 만든 자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이 돈을 추구하는 것은 마치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엄마의 젖을 찾는 것과 같다.
지금의 자본주의 시스템은 유럽 열강들이 식민 제국주의를 세울 때는 신흥 자본 귀족을 위해서, 공산주의와 대치할 때는 자유민주주의의 작용과 반작용으로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특히 30년 전에 공산주의와 정면 대치하면서 ‘개인 자산의 인정’은 정치 이데올로기의 기준이 되었다. 이렇게 돌연변이로 태어난 자본주의는 세계 무한 경제라는 기업(보이지 않는 정부를 업고)들 간에 대리전쟁을 주도했다.
브랜드는 그런 자본주의의 뱃속에서 태어난 장자다. 간혹 어떤 창업자는 기업과 브랜드를 자신이 낳은 자식과 같다는 말을 한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렇게 낳은 브랜드는 어떻게 키워야 할까?
브랜드는 그런 자본주의의 뱃속에서 태어난 장자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렇게 낳은 브랜드는 어떻게 키워야 할까?
사람이 아기를 가질 때, 그 어떤 부모도 인류애, 가치 그리고 헌신과 같은 고결한 마음으로 잠자리(섹스)하지 않는다. 인간의 탄생은 그야말로 본능과 욕망의 상황 속에서 만들어진다. 주기적으로 배란하는 여자와 달리 남자의 정액은 주기적으로 몸 밖으로 나오지 않고 도덕적 묵상을 통해서 나오지 않는다.
인간의 탄생은 그야말로 본능과 욕망의 상황 속에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에 부모들은 자신의 생명과 가치로 아이들을 양육한다.
어찌 되었든 그렇게 사랑의 확인과 성욕을 나누는 과정에서 태어난 아이가 있다고 치자. 부모는 그런 아이를 어떻게 ‘기를 것’인가? 아니면 ‘키울 것’인가? 세상의 그 어떤 부모도 욕망의 순간에서 태어난 아이를 저속하고 음란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렇게 낳은 아이를 돈 많이 벌어오는 영업 전선으로 보내지 않는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에 부모들은 자신의 생명과 가치로 아이들을 양육한다. 자신보다 더 나은 아이가 되기를 바라면서 (자신도 잘 지키지 않는) 윤리와 가치로 훌륭한 사람으로 키우려고 한다.
원시 고대 사회에는 다른 종족의 침략으로부터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서 수많은 전사가 필요했다. 전사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서 일부다처제외 공동 부부와 같은 다양한 출산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날 어떤 부부가 단지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아이를 많이 낳는 일부다처제와 공동부부 시스템을 갖춘다면 우리는 뭐라고 말할까?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은 어떻게 자랄까? 독자의 부모가 이런 부모라면 어떤 기분일까?
아이가 출생되기 전까지 남자와 여자 간의 관계는 복잡미묘하지만, 일단 아이가 생기면 부모가 된 남자와 여자는 ‘책임감’으로 완벽히 달라진다. 자식의 출생을 특정 용도를 위해서 기획하는 사람은 정상이 아니다. 만약 그런 부모가 있다면 그렇게 낳은 아이의 인생은 어떨까?
자식의 출생을 특정 용도를 위해서 기획하는 사람은 정상이 아니다.
만약 그런 부모가 있다면 그렇게 낳은 아이의 인생은 어떨까?
브랜드는 처음부터 브랜드가 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사람의 욕구와 필요를 채우기 위한 상표 붙인 상품으로 런칭된다. 그렇게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돈만 벌어오는 황금 거위로 사육되는 브랜드도 있다.
반면에 기업가치와 인간의 가치를 하나로 만들어서 사회와 자연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브랜드도 있다. 독자는 어떤 브랜드에서 일하고 싶은가?
브랜드는 처음부터 브랜드가 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사람의 욕구와 필요를 채우기 위한 상표 붙인 상품으로 런칭된다.
해충은 인간이 키우는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벌레를 말한다. 그러나 자연에서는 해충이라는 존재는 없다. 해충은 말 그대로 해로운 벌레인데, 이것은 인간이 창조한 개념이다. 인간은 지구 상에 어우러져 살고 있는 곤충 중에서 인간의 재산을 침범하는 몇몇 곤충을 해충으로 정하고 이를 박멸할 약품을 만들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DDT다.
DDT는 1874년 독일 화학자가 처음으로 합성한 물질이다. 그러니까 지구가 만들지 않는, 인간이 창조한 물질이다. 이 물질에서 살충제의 효능이 발견된 것은 1939년이고, 그 개발자인 스위스의 폴 멀러(Paul Muller)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상을 받았다. 그 후 어떤 일이 있었을까?
이런 물질을 만드는 인간을 지구의 생명체로서 분류한다면 해충과 같은 존재다.
숙주 파괴의 개념으로 본다면 기생충에 가깝다.
레이첼 카슨이《침묵의 봄》에서 말했듯이 DDT는 해충이라고 불리는 곤충에는 물론, 다른 생명체와 인간의 생명도 위협하는 물질임이 이미 밝혀졌다. 이런 물질을 만드는 인간을 지구의 생명체로서 분류한다면 해충과 같은 존재다. 숙주 파괴의 개념으로 본다면 기생충에 가깝다.
지구의 존재들은 오직 생육과 번식이라는 목표 아래 협력과 조화라는 사이클을 따른다. 하지만 인간은 오직 인간만을 위해서 생육하고 번식하고 파괴와 오염의 사이클을 가진다. 이런 사이클을 확장시키고 무한 증폭시키는 보이지 않는 힘이 브랜드다. 하나면 충분한 물건을 브랜드와 트렌드라는 이름으로 수도 없이 만들어내면서 자연에 해를 입히고 있다.
인간은 오직 인간만을 위해서 생육하고 번식하고 파괴와 오염의 사이클을 가진다.
이런 사이클을 확장시키고 무한 증폭시키는 보이지 않는 힘이 브랜드다.
과연 비즈니스의 가치란 무엇인가?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이 가치일까? 만약에 싼 옷을 많이 만드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면 면화를 많이 재배해야 한다. 면화는 가장 많은 농약을 사용해야 하는 식물이다.
고객은 싸고 질 좋은 옷을 사고 싶지만? 자연의 입장에서 그런 고객 만족은 자연 파괴 행위다. 만약에 의류에 트렌드를 넣어서 올해는 입지만 내년에는 유행이 지나서 입지 못하는 일용품으로 만든다면, 의류회사 입장에서는 성장의 신화를 쓸 수 있는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다. 하지만 자연의 입장에서는 끔찍한 공포의 대학살을 경험해야 한다.
가끔 좀비 같은 기업들이 시장에 출연한다.
리딩 브랜드의 상품을 모방하고 더 저렴하게 판매한다.
좀비(zombie)란 움직이는 시체를 말한다. 서인도 제도에서 부두교 사제인 보커(bokor)가 마약을 투여해서 살려낸 시체에서 유래한 단어다. 보커에 의해 영혼이 빼앗긴 사람은 오직 보커에 의해 움직이는 좀비가 된다고 한다.
가끔 좀비 같은 기업들이 시장에 출연한다. 리딩 브랜드의 상품을 모방하고 더 저렴하게 판매한다. 박리다매, 자연을 파괴하는 박리다매(薄利多賣)라는 흡혈마케팅으로 자연의 자원은 물론 주변 리딩 브랜드까지 모조리 파괴한다. 좀비는 살아있지만 결국 자연을 파괴하며 시장의 생태계를 파괴한다. 리딩 브랜드의 카피를 벤치마킹이라는 전문용어를 사용하면서 내부 조직원들의 창의성을 모두 파괴한다. 이런 좀비 브랜드의 머리에는 기생충 연가시 같은 경영충들이 살고 있다.
리딩 브랜드의 카피를 벤치마킹이라는 전문용어를 사용하면서 내부 조직원들의 창의성을 모두 파괴한다.
영혼이 없는 좀비 브랜드와 움직이는 경영충을 파악하는 건 아주 간단한 질문으로 바로 알 수 있다.
“당신의 기업이 성공했다면 사람들은 어떤 가치를 누리는 것일까요?”
이런 좀비 브랜드는 이 ‘가치’를 ‘고객 만족’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고객 만족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어보면 싼 가격에 브랜드를 구매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리딩 브랜드를 카피한 싼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입니까?” 라고 말하면 그때부터 말을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좀비 브랜드는 싼 가격에 흥분한 고객들을 보았지만 보이지 않는 영혼의 가치인 행복에 대해서는 모르기 때문이다.
“당신의 기업 목표가 달성되면 자연은 더 푸르러집니까?”
이 대답을 하지 못하여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면 영혼이 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웃긴 소리로 들린다면 영혼처럼 보이지 않는 가치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좀비 브랜드다.
기업이 브랜드를 가축처럼 기를 것인가? 자식처럼 키울 것인가?
창조적 파괴인가? 아니면 창조적 협력인가?
우리가 그동안 서로 경쟁하고 죽이기 위해서 성장해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 질문의 대답 덕분에 지금 우리의 비즈니스에서 부족한 요소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좀비 브랜드는 싼 가격에 흥분한 고객들을 보았지만
보이지 않는 영혼의 가치인 행복에 대해서는 모르기 때문이다.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에는 거대한 나무들로 이루어진 숲이 있다. 이 숲에서 가장 거대한 나무는 숲의 아버지라고 불리던 Giant Sequoia(거삼 나무)이다. 나이가 무려 2,500~3,000년 된 나무로서 높이는 135미터, 넓이는 37미터였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이 나무가 뿌리째 뽑혀서 쓰러져 버렸다. 사람들은 뿌리가 뽑혀 죽었으리라고 생각했지만, 나무 안의 수분으로 완전히 말라 죽기까지는 무려 5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뿌리가 뽑혀서 분명 죽었지만, 나무에 있는 수분으로 여전히 나무 잎사귀가 봄에 피어올랐다면 죽은 것일까?
살아 있는 것일까? 이런 비슷한 경우로, 인간의 심장은 뛰고 있지만 뇌가 죽어있는 뇌사상태가 있다.
그렇다면 뇌사상태는 죽은 사람일까?
살아 있는 사람일까?
지구 생명체들이 인간의 쓰레기로 멸종되고 환경이 파괴되어 회복 불능의 상태가 된 지구는 죽은 지구일까?
살아있는 지구일까? 50년이 지나 화석연료가 더 이상 남지 않게 된다면 인간의 문명은 종말인가? 희망이 있는가?
지구 생명체들이 인간의 쓰레기로 멸종되고 환경이 파괴되어
회복 불능의 상태가 된 지구는 죽은 지구일까? 살아있는 지구일까?
인구는 늘어나고, 탄소 소비량은 많아지고, 위기에 대한 생각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고, 중국과 같은 신흥 공업국은 계속 환경자원을 사용하고, 브랜드는 많아지고, 구매는 촉발되고, 경제는 성장해야 한다. 이 정도의 시나리오라면 노스트라다무스처럼 애써 구슬을 보면서 지구 종말을 예언할 필요가 없다.
스티브 잡스가 혁신의 상징인 아이폰을 들고 등장했던 것처럼, 대부분 사람은 지구가 분명한 사망선고를 받은 지금 상황에도 깜짝 놀랄만한 인물이 대체 에너지와 탄소를 중화시키는 혁신적인 그 무엇을 발명할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100년의 인간 역사를 돌아보면 환경은 더욱 악화될 뿐이지 더 나아지지는 않았다. 죽어가는 지구가 아니라 죽은 지구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죽어가는 지구가 아니라 죽은 지구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읽은 글이 아직도 도입 부분이라고 한다면 독자는 매우 황당할 것이다. 하지만 말하고 싶은 결론은 이미 말했다. 지금 시장에 있는 대부분의 브랜드는 돈을 벌기 위해서 ‘상호 협력’이라는 지구 생태계의 진리를 무시한 채 태어난 일종의 괴물이다. 사람들 입장에서 진화된 브랜드는 ‘인간존중’이지만, 멸종된 수만 종의 생물에게는 ‘대량학살’이라는 죽음의 물질이다. 이 말은 반기업 정서로 기업의 수고를 매도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도 브랜드를 이루는 또 다른 중요 참여자로 인식해야 한다는 뜻이다.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은 고객뿐만 아니라 자연도 브랜드를 이루는 전체를 생각해야 한다.
사람들 입장에서 진화된 브랜드는 ‘인간존중’이지만,
멸종된 수만 종의 생물에게는 ‘대량학살’이라는 죽음의 물질이다.
자연도 브랜드를 이루는 또 다른 중요 참여자로 인식해야 한다는 뜻이다.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은 고객뿐만 아니라 자연도 브랜드를 이루는 전체를 생각해야 한다.
좋은 브랜드가 좋은 생태계이다.
good brand is good ecosystem
01 _ Brand is Evil
02 _ 기업의 의무과 가치 : 돈만세는 돼지들
03 _ 영혼이 없는 브랜드의 탄생
04 _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상상하자
05 _ 시장의 거울은 자연
출처 : 유니타스브랜드 Vol 28 에코시스템 브랜드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e
- Good Brand is Good Eco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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