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가 자연과 생태계를 이루는 대안과 공식
"good brand is good ecosystem"
01 _ Brand is Evil
02 _ 기업의 의무과 가치 : 돈만세는 돼지들
03 _ 영혼이 없는 브랜드의 탄생
04 _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상상하자
05 _ 시장의 거울은 자연
인간은 누구나 원본이다. 누구처럼 되기 위한 삶이 아니라 자기답게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누구처럼 되고 싶기에 브랜드를 선택하게 된다. 결국 브랜드와 트렌드의 복사본이 되어 끊임없이 누구처럼 될 수 있다는 허영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었다. 모든 사람을 복사본으로 만드는 막강한 브랜드는 인간의 결점 덩어리를 미화시킨 사회의 고름 덩어리다. 하지만 이렇게 곪아가고 있는 상황을 비즈니스에서는 ‘혁신’이라고 한다.
모든 사람을 복사본으로 만드는 막강한 브랜드는
인간의 결점 덩어리를 미화시킨 사회의 고름 덩어리다.
혁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경제학자 조셉 슘페터(Joseph Alois Schumpeter)는 기술의 발달로 이룬 비즈니스 성장을 노골적으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라고 말했다. 경제발전에서 기업의 창조적 파괴행위를 미화하였다. 물론 자연의 파괴에 대해서 직접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업의 창조적 파괴자에 관해서 최소한의 양심의 가책도 없도록 파괴자를 승리자라고 칭찬했다.
기업의 이윤추구는 더 악질적으로 나온 창조적 모방이라는 돌연변이 아이디어도 낳게 만들었다.
창조적 모방이란 잘 만들어진 다른 기업의 브랜드를
적당한 수준에서 모방해서(혹은 똑같이) ‘대량소비와 대량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슘페터는 기업의 이윤은 바로 창조적 파괴행위를 성공적으로 이끈 기업가의 정당한 노력의 대가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윤에 관한 정의와 기준을 두지 않았기에, 기업의 이윤추구는 더 악질적으로 나온 창조적 모방이라는 돌연변이 아이디어도 낳게 만들었다.
창조적 모방이란 잘 만들어진 다른 기업의 브랜드를 적당한 수준에서 모방해서(혹은 똑같이) ‘대량소비와 대량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이것은 동일(유사)상품을 저가격으로 시장을 장악하는 악질적인 수법이다. 이들은 고객 만족이 기업만족이라는 자기 최면에 걸려 자연과 경쟁자(이웃)를 시장에서 몰아내고 학살하는 브랜드 도살자다. 이들의 만행은 마케팅 전략가들에 의해서 와해성 포지셔닝, 총공격, 변형 전략 등 군사 전투 용어로 정당화시켰다.
이런 파괴적 혁신이 난무하는 전쟁터에서 나오는 브랜드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이제 기업들은 콜로세움 안에 갇힌 검투사처럼 죽어서 나와야만 하는 무한경쟁 시스템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대부분 사람이 생계를 유지하는 곳이 바로 이런 직장이기에 봉건시대에 군인으로 끌려온 농부처럼 칼 대신 삽을 들고 비즈니스 전투에 나서게 되었다.
이런 파괴적 혁신이 난무하는 전쟁터에서 나오는 브랜드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이런 오염된 브랜드는 과연 누구를 노리는 것일까? 그렇게 만들어진 브랜드는 인간의 생활에 어떤 도움을 줄까? 인간들은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의 약점을 완전히 파악해서 최적의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 왜냐하면 돈이 되기 때문이다.
기업은 모든 가치를 현재에 두고 있다. 그래서 현금과 현찰에 힘이 생기게 되었다.
기업은 모든 가치를 현재에 두고 있다. 그래서 현금과 현찰에 힘이 생기게 되었다. 2012년 9월, 우리나라 100개 기업의 현금 보유액이 66조라고 한다. 경기가 안 좋을수록 기업은 외환위기의 학습효과 때문에 더욱 현금을 확보하려고 한다. 현금 보유액은 배 밖으로 나온 인공 심장 박동기처럼 위태로운 생명 보존 장치다. 현금이 끊어지는 순간, 기업도 공중분해가 된다. 믿을 것은 오로지 현금이다. 당장 현금 확보를 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저가 푸쉬 마케팅이 제격이다. 자연과 이웃에게 만행을 저지른다.
왜 경영자들은 평상시에는 고객이 기업의 주인이라고 말하다가, 조금만 어려우면 현금만 바라볼까? 고객이 주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믿는 고객도 없지만 경영자도 진짜 믿어 달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은행에 쌓인 현금을 세면서 경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함께 브랜드를 키웠던 고객과 경영을 해야 한다. 말로는 알고 있지만 실천하는 기업은 찾기 어렵다.
자신과 함께 브랜드를 키웠던 고객과 경영을 해야 한다.
말로는 알고 있지만 실천하는 기업은 찾기 어렵다.
현금을 은행에 쌓아두고 경영하는 기업은 자신이 속한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어려움에 처했을 때 고객이 자신을 돕지 않으리라고 믿고 있다. 물론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자들은 끊임없이 파괴적 혁신을 운운하면서 후손들이 써야 할 미래의 자원을 현금으로 환전해서 아무도 못쓰게 하고 있다.
기업은 인간에 의해서 조직화되지만, 일단 만들어지면 개인이 아니라 법인(法人)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지게 된다. 그러면 더 이상 인간의 조정이 필요 없을뿐더러, 오히려 인간을 통제하고 조직 자체가 인격체적 사고도 할 수 있다. 이런 기업은 신의 특성인 무소부재(無所不在)를 응용하여 다국적 기업과 세계 공장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국가도 통제 불가능의 조직으로 확대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기업은 전지전능(全知全能)이라는 신의 실체를 흉내 내어 각종 정보망과 법규제를 이용해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할 수도 있다. (방위산업체는 전쟁도 일으키고, 석유화학회사는 환경 파괴를 해도 국가로 보호받는다.) 하지만 이런 기업에도 약점은 있다. 바로 평균 50년 내외인 짧은 생명이다.
브랜드는 수백 년 동안 이어지는 영속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 힘에 비해서 짧은 생명을 가진 기업은 브랜드와 동일시 하는 작업을 통해서
신의 특성인 영생불멸(永生不滅)을 꿈꾸고 있다.
반면, 기업과 달리 브랜드는 수백 년 동안 이어지는 영속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 힘에 비해서 짧은 생명을 가진 기업은 브랜드와 동일시 하는 작업을 통해서 신의 특성인 영생불멸(永生不滅)을 꿈꾸고 있다. 이런 슈퍼파워를 가진 기업의 목표가 무엇일까? 기업의 홈페이지와 가끔 대중매체에서 다루는 것을 살펴보면 딱 한 가지밖에 없다. 매출 목표 달성이다. 기업의 가치와 능력을 오직 수입으로만 평가한다.
시장에서는 기업이 다른 기업과 경쟁해서 승리하기 위한 연습 대상으로써 ‘자연’을 입에 물고 흔들고 있다.
기업이 사회에 어떤 가치와 영향을 가졌는지, 그리고 인류 문명과 자연환경에 어떤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지는 ‘전혀’ 언급이 없다. 그저 돈이다. 그래서 수익의 극대화라는 목표 아래 기업은 계속 ‘공격경영’ 모드로 진화하고 있다.
마치 투견장에 개의 턱 힘을 기르고 더 포악하기 만들기 위해서 주인이 장난감 곰 인형을 던져 놓은 것처럼, 시장에서는 기업이 다른 기업과 경쟁해서 승리하기 위한 연습 대상으로써 ‘자연’을 입에 물고 흔들고 있다. 소비자의 눈은 기업에 향해 있어서, 기업들이 뒤에서 얼마나 많은 자연을 훼손시키며 연습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오직 1등 브랜드가 나에게 얼마나 좋은 상품을 줄 것인가에만 관심이 있다.
기업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자연 파괴적-소비자 우호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비즈니스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자연의 유린을 막기 위해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와 같은 개념이 아니라 회복의 창조, 생태계적 비즈니스와 같은 신개념들을 만들어야 한다. 한 마디로 비즈니스에도 경쟁이 아닌 협력의 가치를 올릴 때가 지금이다.
유럽의 브랜드는 귀족의 풍요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충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미국에서는 그야말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 그 어떤 제한도 두지 않으면서 브랜드를 만들었다.
우리나라 브랜드의 기원은 어떻게 시작했을까?
우리나라 몇몇 재벌의 출생을 살펴보면 국가 경쟁력 달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정부의 각종 특혜와 국민의 세금으로 초단기로 성장한 기업이 있다. 그렇게 성장해서 시장의 질서와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오늘날 재벌의 모습은 어떤 동물과 비교할 수 있을까?
집을 지키고 양을 치는 명견의 모습일까? 아니면 계속 배고프다고 먹을 것을 달라고 소리 지르는 돼지의 모습일까?
모든 재벌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특정 재벌에게는 돼지의 심한 악취가 난다.
국민의 품에서 자란 재벌 중에 어떤 재벌은 해외 기업과 무한 경쟁을 하면서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 그들은 이제 국민과 정부의 품에서 벗어나 ‘글로벌’이라는 금띠를 머리에 두르고 초법적 기업이 되었다. 이런 재벌들은 문어발 경영이라는 사업 다각화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지경을 확대하고, 중소기업들이 존재하는 시장을 니치 시장 혹은 낙후 시장이라는 이름으로 개입하여 판을 벌여 인력과 재력으로 중소기업을 밀어 내치고 있다.
예를 들어 본다면, 몇몇 재벌은 작은 시장이 생기면(보이면) 해외에서 그 시장을 메울만한 브랜드를 수입해서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다. 신사동 가로수길 같은 특이 상권이 생기면, 현금을 들고 와서 바로 건물을 구매하여 부동산 이익을 취한다. 제대로 된 중소 브랜드의 실력자가 나오면 그들이 거부할 수 없는 돈과 특혜를 주어 스카우트한다. 그리고 자신이 예전에 있었던 브랜드를 대항하는 경쟁 브랜드를 만든다.
해외 브랜드는 재벌들의 보호 아래 시장을 장악할 때까지
시장에서 힘을 키우다가 결국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난 뒤에는
직접 진출을 해서 경제 생태계를 파괴한다.
최근에는 더욱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재벌 3세와 그 친척들이 자신들이 외국에서 사용했던 브랜드를 잊지 못해 국내로 무분별하게 들여와서 토종 브랜드가 설 수 없게 하고 있다. 천적 없는 황소개구리와 붉은 귀거북 같은 해외 브랜드는 재벌들의 보호 아래 시장을 장악할 때까지 시장에서 힘을 키우다가 결국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난 뒤에는 직접 진출을 해서 경제 생태계를 파괴한다. 국민의 가슴에서 낳은 기업은 재벌이 되면 국민을 내치고, 재벌이 키운 해외 브랜드는 재벌의 배를 뚫고 나오는 악순환 고리를 소수의 재벌이 주도하고 있다.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
저희가 그것을 발로 밟고 돌이켜 너희를 찢어 상할까 염려하라.”
2,000년 전, 성경 저자 중에 마태라는 사람은 이런 기록을 남겼다.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 저희가 그것을 발로 밟고 돌이켜 너희를 찢어 상할까 염려하라.”
무분별한 해외 브랜드 수입과 시장확대를 감행하는 몇몇 재벌들의 행태는 그야말로 배고픈 사나운 돼지다.
자연 생태계의 생존질서는 다양성의 존중이다. 반면에 시장의 생존법칙은 획일성의 확립이다. 자연 생태계에서 모든 생물은 상호협력이 목적이지만, 시장 생태계에서 기업의 목적은 시장 독점으로 생존 주도권 확보다.
자연 생태계의 생존질서는 다양성의 존중이다.
반면에 시장의 생존법칙은 획일성의 확립이다.
여기서 기업에 획일성, 성장, 독점, 차별화, 무한 성장, 시장 확대와 같은 권력을 주는 것이 바로 ‘브랜드’다. 자영업에서 재벌이 된 궤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반도체에서 빵집, 이동통신에서 샴푸와 칫솔 그리고 조선업에서 저리 대출까지 모든 영역에 재벌은 브랜드를 사용하며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5세 미만의 아이에게 장난감 망치를 주면 모든 것을 못으로 보고 돌아다니면서 찍어 대는 것처럼, 미성숙한 자본주의에 빠진 기업들은 브랜드를 망치 삼아 모든 시장을 들쑤시면서 돌아다니고 있다.
몇몇 재벌은 시장을 향해서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선동하고, 자연에 대량차출과 대량파괴를
자행하는 배고픈 돼지가 되어 진주 목걸이를 하고 우리의 침상으로 뛰어들어왔다.
그들의 브랜드 확대 전략은 매우 단순(?)해서 수법이라고 불러도 좋다. 신뢰도가 높은 연예인, 전국에 깔린 유통망, 돈으로 독점할 수 있는 공중파, 뛰어난 디자인 인프라, 은행에서 빌려 쓸 수 있는 돈, 줄을 서서 들어오는 인력자원 등. 그야말로 돈을 벌려고 작정한 기업들에게 우리나라의 환경은 마치 곰팡이가 순식간에 번져 나갈 수 있는 최적의 습한 환경과도 같다.
이렇게 성장한 몰지각한 몇몇 재벌은 시장을 향해서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선동하고, 자연에 대량 차출과 대량파괴를 자행하는 배고픈 돼지가 되어 진주 목걸이를 하고 우리의 침상으로 뛰어들어왔다.
재벌들이 손에 쥐고 시장을 뒤흔드는 브랜드는 자본주의의 결정체다. 한 마디로 돈을 무한대로 벌 수 있는 자본주의 근원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먹는 물에다가 브랜드만 붙이면 수돗물을 600원에서 2천 원까지도 올릴 수 있는 것이 바로 브랜드의 실체다.
우리나라 시장의 재벌은 국가의 계획 성장에 따른 눈먼 돈 (계획 경제로 어쩔 수 없이 쏟아 붓는 돈)의 맛을 알고 있다. 재벌은 그런 돈으로 해외 브랜드를 수입 및 경영하면서 브랜드 맛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버무려서 먹는 맛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더욱 성숙한 목표를 가져야 할 때다.
지금까지 비즈니스가 환경을 이토록 파괴했다면 분명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우리나라 초기 재벌들의 목표는 분명했다. 세계 경제 시장에서의 경쟁을 위한 급성장이었다. 이 덕택에 우리나라가 지금의 모습을 하게 되었고, 분명 재벌의 수고를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더욱 성숙한 목표를 가져야 할 때다. 지금까지 비즈니스가 환경을 이토록 파괴했다면 분명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과연 우리가 어디서부터 잘못한 것일까?
좋은 브랜드가 좋은 생태계이다.
good brand is good ecosystem
01 _ Brand is Evil
02 _ 기업의 의무과 가치 : 돈만세는 돼지들
03 _ 영혼이 없는 브랜드의 탄생
04 _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상상하자
05 _ 시장의 거울은 자연
출처 : 유니타스브랜드 Vol 28 에코시스템 브랜드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e
- Good Brand is Good Eco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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