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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완성은 제품이 아니라 관계다

브랜딩/브랜드 B자 배우기

by Content director 2022. 4. 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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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의 원가는 ‘가치’다.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그 시대의 문화다. 가치는 혼자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인정해 줄 때 가치가 생긴다. 상품에서의 가격은 원가가 결정하지만 브랜드의 가치는 이처럼 문화(사람들이 만들어낸 무형의 취향과 기준)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렇다면 문화를 만들어 내는 브랜드의 가치는 얼마나 클까? 문화가 만들어낸 브랜드의 가격은 얼마나 높을까? 

 


니체가 사람의 가치는 타인과의 관계로서만 측정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브랜드의 가격으로 상대방의 가치가 정해지고 있다. 
 


 

2001년 가을에 신림동에서 작은 주얼리 및 패션 시계숍을 하고 있는 지인이 생일 선물이라며 나에게 시계를 선물했다. 그는 나에게 선물을 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럴 리 없겠지만 외국에 나갈 때는 차고 나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왜요?”
“혹시 입국할 때 사소한 오해가 생길 것 같아서요.” 

 

 

 

지금까지 수많은 불경기의 형태를 맞이했음에도 놀랍게도 
외국 명품 브랜드는 두 자리 수의 성장률을 어김없이 보여 주고 있다. 

 

선물로 준 시계는 1970년대에 유행했을 법한 무겁고 두꺼운 오토매틱 시계였다. 처음 보는 브랜드였고, 원래 시계를 잘 차고 다니지 않을뿐더러 지인도 그렇게 말은 했지만 크게 신경 쓰는 얼굴은 아니었기 때문에 더 이상 이 시계에 대해 묻지 않았다. 그런 일이 있고 1년쯤 지나 나는 어떤 시계 회사를 컨설팅하게 되었다. 

 

시계 브랜드의 대표와 점심을 먹는 자리에, 나는 클래식한 양복을 입었기에 코디 개념으로 아무 생각 없이 그때 선물 받았던 그 둔탁한 시계를 차고 나갔다.  시계 브랜드 대표는 나와 마주보며 앉은자리에서 밥을 먹으며 연신 나의 시계를 보고 있었다. 얼마쯤 후, 내가 찬 시계가 어떤 브랜드인가를 알아차렸다는 듯 그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권대표님, 우리 회사를 컨설팅할 만한 자격이 있는 것 같군요.” 

 

사장은 나에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친밀한 미소를 보여 주었다.

 

“예?”
“그 시계는 재벌과 연예인들만 아는 시계인데… 시계를 좋아하세요?”
“(엥?) 예? 예!”


너무나 순간적이었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내가 차고 있는 시계가 예사롭지 않은 시계라는 것을 순간 직감적으로 알았다.

 

“예물입니까?”
“아… 예, 선물 받았습니다.”
“그렇군요. 저도 그 시계를 좋아합니다.”


오전에 경쟁 PT를 했는데 이 시계로 인해 승패가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우리는 식당에서 밥을 먹은 후 주차장으로 갔다. 당시에 내가 타던 자동차는 카니발이었고 시계 브랜드 대표의 차는 최고급 외제차였다. 

 

우리는 인사를 나눈 후, 각자 자신의 차 쪽으로 이동했다. 내가 차문을 열고 막 타려는 찰나 그는 이렇게 말했다. 


“햐아~ 권 대표는 정말 시계를 아는 사람이군요. 나보다 더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우리 회사 컨설팅을 해주십시오.” 


코미디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나는 차에 타자마자 문을 닫고는 얼른 이 시계를 선물해준 지인에게 전화를 했다(당시에는 스마트폰이 아니었다).


“이 시계가 뭐죠?” 

 

나는 자초지종도 묻지 않고 이렇게 질문했다.


“무슨 말씀이죠?”
“작년 제 생일날 선물한 그 시계 있잖아요. 이 시계 어떤 브랜드예요?”
“뭐라뇨? 공항이에요?” 


지인은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진 것을 직감한 것 같았다.

 

“아니 그게 아니고, 하여간 이 시계 비싼 거예요?”
“음… 진짜는 비싸죠.” 
“그럼 이거 가짜인가요?”
“그래도 10만 원짜리 시계예요. 무슨 문제 있나요?”
“그럼 진짜라면 이 시계는 얼마짜리인가요?”
“프랭크 뮬러 클래식이니깐 2천만 원 정도는 족히 하겠죠.”
“네?”
“뭐, 문제가 생겼나요?”

 

 

니체가 사람의 가치는 타인과의 관계로서만 측정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브랜드의 가격으로 상대방의 가치가 정해지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IMF 때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불경기의 형태를 맞이했음에도 놀랍게도 외국 명품 브랜드는 두 자리 수의 성장률을 어김없이 보여 주고 있다. 분명 우리나라에 있는 명품 수입 회사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독특한 브랜드 취향과 성향을 알고 있는 것 같다. 

 

브랜드는 사람들의 관계에서 존재하고 있는 상징이라는 것이다. 

 

10년이 지나서야 이야기 할 수 있는 이 웃지 못할 사건에서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브랜드는 사람들의 관계에서 존재하고 있는 상징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상대방을 순간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첫인상을 비롯해서 손목에 찬 시계 브랜드까지 살펴가면서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파악한다. 상대방을 살피는 것은 동물의 본능이다. 그런 본능이 브랜드를 인식의 수단인 상징으로 해석해서 상대방에 관한 정보를 만들어낸다. 

 

이윤의 원가는 ‘가치’다.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그 시대의 문화다. 
가치는 혼자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인정해 줄 때 가치가 생긴다. 

 

가격의 구성에는 원가라는 것이 있다. 원가 구성은 재료비, 수공비, 임금, 유통비, 광고비와 같은 판관비로 구성된다. 판관비에 이윤을 추가하여 ‘판매 가격’이 만들어진다. 이윤의 원가는 ‘가치’다.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그 시대의 문화다. 가치는 혼자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인정해 줄 때 가치가 생긴다. 상품에서의 가격은 원가가 결정하지만 브랜드의 가치는 이처럼 문화(사람들이 만들어낸 무형의 취향과 기준)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렇다면 문화를 만들어 내는 브랜드의 가치는 얼마나 클까? 
문화가 만들어낸 브랜드의 가격은 얼마나 높을까? 


출처 : 유니타스브랜드 Vol 25 브랜드 B자 배우기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
- 브랜드로 구축된 세상을 보다: 브랜드의 B자 배우기, BEYOND BRAND_브랜드의 완성은 제품이 아니라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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