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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의 생존력을 확인하는 자기시장조사

창업/창업 입문

by Content director 2022. 11. 1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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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발견과 시장 발견이라는
결과물을 가져오는 시장조사는
당신을 지혜롭게 만들고,
당신의 브랜드를 차별화되게 만들 것이다.

 

바다거북의 일생을 이야기하는 애니메이션인〈세미의 어드벤처〉에서 생존을 위한 ‘본능’이 무엇인가를 소개하는 장면이 있다. 바다거북 세미는 알에서 부화하자마자 모래를 헤치고 바다를 향해 ‘본능적’으로 기어간다. 하지만 이때는 갈매기들의 즐거운 점심시간으로, 해안에 바다거북들이 낳은 2만 마리 중 겨우 30% 정도만 바다에 들어간다고 한다. 바다에서 살다가 해변으로 알을 낳기 위해서 돌아오는 숫자는 고작 1~3%다. 이런 험한 과정을 겪고 있는 바다거북 세미가 바다 위에서 어떻게 살까를 고민하고 있을 때, 선배 바다거북이 이렇게 조언한다. 

“본능대로 해, 본능대로 하면 살 수 있어.”

 

 

사람들도 조직을 떠나서 본능대로 하면 살 수 있을까? 
조직을 떠나 망망대해로 떠다니는 바다거북과 같은 인생이 되어 창업(생존)하려고 할 때 어떻게 하면 본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까? 여기서 말하는 ‘본능’은 배우지 않고도 갖추고 있는 남과 다른(차별화) 능력을 말한다. 창업을 위한 시장조사를 통해 우리는 자신에게 있는 ‘본능(잠재 능력)’을 찾고 그것을 활용해야 한다. 자신이 발견한 그 본능은 창업의 주요 동력이 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본능은 어떻게 사라진 것일까?

 

1993년 나는 대기업의 해외 영업부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나의 바이어들은 미국의 의류 브랜드인 갭과 대형 백화점인 메이시였고, 당시 나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다(고 생각했다). 나는 수출 시즌에 맞추어서 오더를 진행하고 바이어들에게 보낼 샘플을 만들었다. 이렇게 가장 바쁜 시기에 교육부에서 사원 전문화 과정에 일주일 동안 참석하라는 입소 통지를 받았다. 나의 팀장은 필쩍 뛰면서 지금 매우 중요한 시기라서 보낼 수 없다고 말했지만 진급과 관련된 교육이기에 어쩔 수 없이 입소하게 되었다. 팀장은 나의 일을 다른 팀원들에게 분배하였고 잘 다녀오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이 일로 인해서 해외영업부의 업무가 마비(?)될 것 같아서 일주일 내내 불안했다(이 당시에는 삐삐만 있고 휴대폰이 없던 시절). 

 

여기서 말하는 ‘본능’은 배우지 않고도 갖추고 있는 남과 다른(차별화) 능력을 말한다. 

 

다시 업무에 복귀해서 부랴부랴 나의 오더를 점검해 보았는데 놀랍게도 모든 일이 아주 순조롭게, 예상보다 더 탁월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분명 떠나기 전에 문제가 터질 것이라고 예상했고, 예상대로 문제가 터지긴 했지만 잘 봉합되어 깔끔하게 마무리된 상태였다. 그 순간 나는 이 조직에서 대체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의 부품이었다는 생각이 드니까 그동안 잘난 척하던 것이 부끄러웠다. 이처럼 기업의 시스템(잇몸)은 ‘나’ 없이도 잘 돌아가게 만들어져 있다. 내가 기업에서 해야 할 일은 나의 본능 대신에 시스템에 잘 적응하는 것이다. 

 

드디어 자신의 일을 하겠다고 뛰어드는 사람들,
이미 본능이 필요없는 시스템에 완벽하게 적응된 사람들은
시장에 관한 야성 본능이 없는 사람들이다.


아마도 기존 시스템에서 잘 견디면서 성장했기에 창업도 그리 어렵지 않게 잘 적응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창업을 하는 사람들, 기업에서 아무 생각 없이 샐러리맨으로 살다가 드디어 자신의 일을 하겠다고 뛰어드는 사람들, 그리고 오랫동안 일을 놓고 있다가 다시 창업으로 복귀하는 사람들은 이미 본능이 필요없는 시스템에 완벽하게 적응된 사람들이다. 다르게 말한다면 시장에 관한 야성 본능이 없는 사람들이다.

 

우리의 교육제도와 사회 생활에서는 생존 본능에 해당하는 직감과 직관을 사용하면 절대 안 된다. 사회적 기준에 따른 정답과 정도의 길을 따라야 한다. 그러나 당황스럽게도 이런 시스템에서 잘 적응한 사람일수록 창업에 관한 자신감이 이상하리만큼 높다. 아마도 기존 시스템에서 잘 견디면서 성장했기에 창업도 그리 어렵지 않게 잘 적응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막상 창업을 하면 전혀 다른 생존 법칙이 존재함을 피부로 깨닫게 된다.

 

 

그러나 바다거북 세미처럼 막 알에서 깨어난 당신이 창업이라는 바다에 들어가서 기존에 학습한 경험과 지식으로 살아남을 확률은 지극히 낮다. 정글과 바다에서는 동물원과 수족관의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 그동안 당신은 가게에 들어가서 돈을 내고 사서 입고, 먹고, 마시고 그리고 사용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쉽게 보이겠지만 그렇게 쉽게 돈을 지불하고 사게끔 만들기 위한 어려운 과정에 대해서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막상 창업을 하면 전혀 다른 생존 법칙이 존재함을 피부로 깨닫게 된다.

 


 

커피가 좋아서 커피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창업에 뛰어든 내 친구는 시장조사를 건성건성하고 있었다. 

그런 친구가 내가 말하는 시장조사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도대체 그 치밀함이 얼마나 강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물어 본 적이 있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다섯 살 너의 아들 태균이가 서울에서 길을 잃었다면 너는 어떤 심정일까? 우리나라에만 커피 매장이 2,000개가 넘는 이 상황에서 네가 어떤 차별화를 갖는 브랜드(매장)를 만들 수 있을까? 너의 자식과 같은 매장을 만들려면 서로 다른 2,000개의 매장을 마치 잃어버린 아들을 찾는 심정으로 돌아다녀야 한다.” 

 


 

사람들이 적자생존의 시장에 들어와서 처음부터 본능으로 창업에 성공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수차례 창업에 실패하는 과정을 거치며 기업과 학교 그리고 일상의 시스템에서 완전히 벗어난다. 이렇게 정글과 바다의 법칙에서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를 배우고 나서야 비로소 창업의 규칙을 이해한다. 그래서 정글에서 빠져나온 창업주들은 이 과정을 통해서 얻은 지식을 머리로  ‘배운다’가 아니라 뼈에 ‘새긴다’고 말한다.

 

 

신의 창업 야성을 올리는 방법은 있다. 그 시작은 ‘간절함’이다. 

2010년 8월 15일 칠레에서 지하 700m의 갱도가 무너지면서 작업인부들이 지하에 69일 동안 갇힌 사건이 있었다. 지하에서 20일을 보낸 광부들을 찾아내고 그들과 인터뷰하면서 어떤 광부가 이런 말을 했다. 

“여기서는 어떤 것도 필요 없는 것이 없었습니다.” 

칠레 광부들은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20일 동안 손 놓고 구조만을 기다리지 않고 지하에 있는 것을 가지고 살 길을 찾았다. 살아남으려는 자에게는 뭐든지 가능성과 희망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창업 준비가 어떻게 되어 가느냐에 따라서 시장조사를 하면서 
당신의 창업은 희망적으로 보이거나 절망적으로 보이게 된다. 

 

 

내부 시장조사, 
자신에 관한 조사

 

창업 준비가 어떻게 되어 가느냐에 따라서 시장조사를 하면서 당신의 창업은 희망적으로 보이거나 절망적으로 보이게 된다. 자기가 무엇을 할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리고 자신이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존 능력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면 시장조사를 하면 할수록 희망적이다. 반면에 시장에서 뭔가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시장조사를 하면 할수록 자신이 할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불현듯 자신에게 다가올 미래가 참담하다는 것을 간파하게 된다.

 

 

시장조사는 내부 시장조사라고 할 수 있는 자신에 관한 조사가 먼저 선행된 후 길거리 시장조사라 불리는 외부 시장조사를 해야 하는데, 가장 어려운 것이 1부에서 다루었던 것처럼 자신에 관한 조사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말했듯이 우리는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뭘 잘하지?”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면 금세 불안해지고 초조해지는 것을 경험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철학자 쇠렌 키르케고르는 “불안은 사람을 마비시킬 뿐만 아니라 인간을 발전시키는 동력이 되는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불안은 에너지의 또 다른 형태이기 때문에 걱정만 할 필요는 없다. 불안은 본능을 깨우는 어느 정도의 카페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적당한 수준은 창조적인 긴장점을 만든다. 오히려 너무나 낙관적인 자세로 시장을 만만히 보는 만용에 가까운 용기가 더 불안하고 위험하다. 참고로 어떤 성공이든 그 첫 단계는 불만족에서 시작하기에, 불안하다면 시작은 좋은 것이다.

 

막막한 앞날에 관한 두려움을 느끼라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으로 인해서 반응하게 될 나의 본능을 간파해야 한다는 말이다.

 

 

무엇보다도 생존력을 갖기 위해서 두려움을 배워야 한다.

단지 막막한 앞날에 관한 두려움을 느끼라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으로 인해서 반응하게 될 나의 본능을 간파해야 한다는 말이다. 인류는 자연의 두려움으로 인해서 문명을 일궈왔듯이 당신이 창업을 한다면 적절한 두려움을 통해서 빠르게 지식을 습득할 것이다. 그렇게 배운 것을 총체적으로 ‘지혜’라고 한다.

 

자기 발견과 시장 발견이라는 결과물을 가져오는 시장조사는 당신을 지혜롭게 만들고, 당신의 브랜드를 차별화되게 만들 것이다. 그 과정이 매우 고단해서 지키기 어렵겠지만 당신의 본능을 일깨워 주는 일종의 재창조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출처 : 아내가 창업을 한다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e 
- 2. 창업의 창(創) : 찾고, 구하고 그리고 두드리면 열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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